미국판 '꽃보다 할배' 첫방부터 시청률 '고공행진'
한국 케이블 채널 tvN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를 리메이크한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 첫 방송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닐슨 등 시청률 조사 기관들의 발표에 따르면, 23일 오후 10시 NBC TV를 통해 방영된 '베터 레이트 댄 네버' 1회는 18~49세 시청자수 735만 명을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일간 시청률에 있어서도 같은 채널에서 바로 앞 시간대 방송된 '아메리카스 갓 탤런트'(1107만 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공중파 채널을 통틀어 올 여름 새롭게 시작한 프로그램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첫 방송 시청률이다. '베터 레이트 댄 네버'는 미국으로 포맷이 수출된 한국 예능 프로그램이 제작돼 방송을 탄 최초의 케이스다. NBC측이 2014년 포맷 판권을 획득한 이래, 2년 간의 제작편성 과정을 거쳐 프라임 타임대에 방영까지 성사됐다. 한국판 '꽃보다 할배'에선 이순재, 신구, 박근형, 백일섭 등 원로 배우 4인이 활약했다면, 미국 버전에는 배우 헨리 윙클러와 윌리엄 샤트너, 전직 NFL 스타 플레이어 테리 브래드쇼, 유명 권투 선수 조지 포먼이 4인 4색의 매력을 뽐냈다. 이서진이 맡았던 '짐꾼' 역할은 코미디언 제프 다이가 맡았다. 첫 방송에서 일본 도쿄와 후지산 인근으로 여행을 떠난 모습이 소개됐는데, 이후 시즌 1 전체에 걸쳐 홍콩, 태국, 한국까지 아시아 주요 국가를 여행하는 과정이 그려질 예정이다. '꽃보다 할배'가 노년의 남자들이 경험하는 여행의 기쁨과 인생의 지혜를 전달하는데 치중했다면, '베터 레이트 댄 네버'는 생소한 아시아 국가를 방문한 왕년의 스타들이 느끼는 문화충격과 서로간의 성격 차이에서 오는 사소한 충돌을 담아내는 데 주력해 눈길을 끈다. 방송은 일본의 독특한 숙박문화인 캡슐방에 여정을 풀고 당황하는 모습이나 꼬치구이 집에서 생소한 식재료를 접하고 놀라는 모습, 우스꽝스러운 게임을 하는 아침 방송에 출연해 낯설어하는 '할배'들의 모습이 큰 웃음을 전했다. 또 행인들의 시선을 즐기는 헨리 윙클러와 '투덜이' 윌리엄 샤트너 사이의 갈등, 덩치에 걸맞지 않게 고소공포증으로 고생하는 테리 브래드쇼와 '저질 체력'으로 계단 오르기마저 버거운 조지 포먼의 고생담을 통해 색다른 재미도 선사했다. 반면 '짐꾼' 캐릭터의 존재감은 '꽃보다 할배'에 비해 현저히 떨어져 아쉬움을 남긴다. 이는 '노인을 공경하고 모셔야 한다'는 문화가 없는데다, 자신의 일은 각자 처리하는 게 익숙한 미국 사회의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베터 레이트 댄 네버'는 매주 화요일 오후 10시(태평양시간) NBC TV를 통해 방영된다. 이경민 기자